1-마사지 전업 마사지 교육 마사지 취업

마사지 전업

마사지 전업의 계기가 된 신혼여행

마사지에 입문하기 전에 다니던 회사는 삼성 핸드폰 부품에 들어가는 프레스 금형 제작과 설계를 하는 회사였습니다. 제조업 특성상 살인적인 야근과 잔업에 시달렸지만 이 회사 다니면서 과로사 안 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그때는 업무 중에 과로사 해도 위로는커녕 산재 처리 따위도 받지 못했을 테니까 말이죠. 회사 생활하기 이전부터 지금의 아내랑 연애 중이었는데 살인적인 근무 여건 속에서도 틈틈이 데이트를 하다가 결국 2012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잠자는 시간 줄여가면서 꾸역꾸역 만나고 다닌 사실 자체가 신기한데 생각해보면 아내가 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제가 살고 있는 곳으로 와줘서 가능했습니다. 운전도 거의 아내가 했는데 제가 운전하다가 깜빡 졸아서 식겁할 상황이 몇 번 생기자 그 뒤부터는 아내가 했습니다.

여하튼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하고 허니문을 알아봤습니다. 관광보다는 쉬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휴양지를 위주로 서치를 했습니다. 신혼여행은 태국 남부 지방의 섬들 중 하나인 코사무이로 갔는데 신혼여행지로 막 뜨기 전이라 한국 사람들이 거의 없다고 해서 골랐습니다. 사무이까지는 직항이 없어서 방콕을 경유해서 갔는데 사무이 공항 자체가 개인 소유의 공항인데다 직원도 많지 않아서 도착 후 수속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공항을 나가니 가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제가 마사지로 전업을 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마사지 취업 태국 코사무이
태국 코사무이

반갑게 인사를 하고 가이드랑 연락처를 교환한 뒤 숙소에 가기 전에 마사지를 받고 가라고 권유해서 현지인들이 하는 곳으로 데려다줬습니다. 일단 피곤하니 2시간 롱 타임으로 끊고 10분 정도 기다리니까 나이 좀 있으신 여자 관리사 2명이 수줍은 얼굴로 인사하며 안내를 해줬습니다. 속옷 위에 가운을 입고 엎드려서 기다리니 들어와서 마사지를 시작하더군요. 살면서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았는데 이건 뭐 완전히 신세계였습니다. 능숙하고 따뜻한 손놀림에 몸이 엿가락처럼 늘어졌고 기분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냥 스르르 녹아버린다는 표현이 적당할 거 같네요. 눈을 감고 있는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를 만지는 사람이 중년의 아주머니로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 아내도 그렇게 느꼈다고 하더군요.

분명 평소에 마사지기를 사용하거나 내가 스스로 만지거나 주무르면 별 느낌도 없는 부위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문지르고 주무르는데 이렇게 기분이 다를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아~사람들이 이런 느낌 때문에 마사지 마사지하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마사지를 받고 주머니에 있는 7달러를 전부 꺼내 몰래 팁으로 주면서 가기 전에 또 오겠다고 스마트폰 번역기와 보디랭귀지를 해가며 나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마사지 전업

가게를 나와서 가이드와 같이 5일 동안 지낼 풀빌라로 이동한 뒤에 짐을 풀고 이런저런 얘기와 주의 사항을 들은 뒤 가이드는 가고 룸서비스로 가지고 온 음식을 먹고 밖으로 나가서 택시를 탄 뒤에 번화가인 차웽비치로 나갔습니다. 늦은 오후라 술을 먹기로 하고 어디로 갈까 둘러봤는데 외국인들이 떼지어서 들어가는 곳이 보이길래 무작정 따라 들어가 보니 트랜스젠더 클럽이었네요. 태국은 트랜스젠더 천국이라고 하더니 진짜였습니다. 입장료는 버드 와이저 2병만 주문하면 됐는데 외국인들 사이에서 아내하고 술 먹으면서 패러디 공연 보고 춤도 추고 신나게 놀았지요. 타지에서 처음 해보는 경험이라 새롭기도 했습니다.

3시간을 그렇게 놀다가 겨우 택시 잡고 숙소로 돌아온 뒤에 첫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스쿠터를 대여해서 아무 데나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고 먹고 마시고 마사지 받고 구경하고 먹고 마시고 마사지 받는 걸 4일 내내 했습니다. 필요한 건 가이드가 다 준비해 줘서 힘든 건 없었네요. 가이드한테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 챙겨주면 정말 편하더라고요. 일정이 다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내한테 “나 회사 그만두고 마사지나 배워서 할까?” 하니 아내는 “맘대로 하삼. 나야 좋지.” 라고 가볍게 했던 이 대화가 웃기게도 제가 마사지로 전업하는 계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마사지 전업 계기가 된 신혼여행

마사지 전업을 위해 정보를 수집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에 한 달간은 바빠서 회사를 계속 다녔습니다. 결혼식에 와줘서 고맙다고, 축하해 줘서 감사하다고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떡 돌리고 양가 어르신들께 인사 다니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결혼 후에 바쁜 일정들이 끝나갈 즈음에 마사지 전업 준비를 시작했어요. 일단 아무것도 모르기에 인터넷을 뒤적거려 봤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 마사지샵 중에 한 군데를 정해서 시간 날 때마다 가서 마사지를 받으면서 관리사한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사지 업계 돌아가는 시스템이 어떤지, 근무 환경이나 초보자 취업은 어떻게 하는지 경기는 어떤지 감만 잡기 위해서 대충대충 물어봤는데 할만하다 싶은 생각이 바로 왔습니다.

제일 좋았던 건 회사처럼 회식 없고 상사 비위 안 맞춰도 되고 자기 시간이 어느 정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전직할 이유는 충분했거든요. 2월에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갔다 와서 2개월이 지났을 때 회사 에다 한 달만 더 일하고 그만둘 테니 사람 새로 뽑으라고 이야기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는데 사직서 낼 때의 그 기분은 날아갈 거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음 날부터 회사에서는 사람 구하기 힘든데 그만두지 말라고 술 사주면서 회유를 하기 시작했지요. 동종 업계로 이직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어이없어서 웃음도 나왔습니다. 나는 분명히 사직서에 ‘금형 일이 힘들어서 싫고 건강이 안 좋아져서’라고 썼구먼 이상한 소리만 합니다. 사직서 내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찌나 길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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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일단 마사지를 배워야 했기 때문에 퇴사 전까지 마사지 교육 기관을 알아봤는데 주로 서울에 몰려 있었습니다. 교육기관들은 꽤 많이 있었는데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강남이라서 강남 쪽 마사지 교육을 한다는 곳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았지요.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마사지 구인 구직 관련 가장 큰 유일무이한 커뮤니티가 마연성입니다]

상담 내용을 정리하면, 

  • 교육 기간은 3주 완성부터 2개월, 3개월, 6개월 과정까지 다양하다. (어느 정도 연습할 시간은 필요하기에 3개월 미만이 가장 적당.)
  • 기간이 짧을수록 실기 테크닉 교육이다. 보통 주 2회나 주 3회 수업이다. (주 2회보다 3회를 선택할 것. 까먹는 게 생겨서 그렇다.)
  • 기간이 길수록 이론 교육이 들어가고 교재비 포함이다. (이론 교육 필요 없다. 나중에 공부해도 충분하다. 실제로 일하다 보면 경력 10년인데도 이론 아예 모르는 관리사들 엄청나게 많다.)
  • 스포츠 마사지, 경락 마사지, 발 마사지 과정으로 나뉘어 있다. 선택 사항이긴 하지만 보통 여자는 3가지 다 배우고 남자는 스포츠와 발 마사지만 배운다. (이건 여자 아로마나 경락 손님이 오면 남자 관리사 투입 안 시키는 가게들이 많다. 룸에 CCTV 달린 곳은 원장이 특히 예민한데 성추행 사고가 가끔씩 일어나기 때문이다. 정 필요하면 나중에 배우면 된다.)
  • 실습 상대가 있어야 하므로 일정 인원이 충족 안 되면 교육을 안 한다.
  • 비용은 75만 원부터 200만 원까지 있었다. 교육이 끝나면 수료증이 나오는데 수료증 발급 비용이 교육비에 포함이 안돼서 따로 내는 곳도 있다. (강조하건대 수료증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필요도 없고 쓸모도 없다.)
  • 자기네 교육기관에서 수료하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마사지샵에 취업을 시켜주거나 다른 곳으로 자리 알선해주는 곳도 있다. (크게 기대는 안 하는 게 좋다. 초보자는 막 부리기도 하고 돈도 안 된다. 게다가 자리 안 나면 기다려야 한다.) 정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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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은 이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저는 젤 싼 75만 원짜리,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3회 2개월 과정을 선택했습니다. 이론 없이 실기만 배웠고 교육생 중에 여자는 한 명도 없었으며 강사가 신체 한 부위 시범 보여주고 따라서 연습하고의 반복이었습니다. 힘들 거라는 건 알았지만 엄지손가락을 쓰는 부위에서는 2주 정도 지나다 보니 힘이 너무 들어가서 관절이 아파왔습니다. 4주 지나니 허리도 아팠고요.

저 뿐만이 아니라 배우는 사람들 전부 다 그랬습니다. 실제로 일하다 보면 마사지를 접는 사람들이 속출하는데 손가락이나 손목이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 팔꿈치를 사용하게 되는 거고 몇몇 샵은 모지로 마사지 시에 추가 요금을 받기도 합니다. 체중 실어서 무게 이동하는 것도 감이 안 잡혀서 처음에는 전혀 쉽지 않았네요. 교육 끝날 때까지도 감을 못 잡아서 고생한데다가 체격도 작아서 더 애를 먹었지요. 한국 사람 상대로 마사지하려면 일단 덩치 크고 키가 큰 게 확실히 유리하긴 합니다. 하여간 시간은 흘러 2개월의 교육이 끝나고 부원장의 권유로 마사지 업계에서 상당히 빡세다는 명동에서 처음으로 마사지 취업을 했습니다.

명동에서의 마사지 취업

명동이 마사지 업계에서 빡센 이유가 있는데 속된 말로 물량 치기를 엄청 합니다. 우리가 해외여행을 가면 마사지는 한 번씩은 꼭 들르게 되는 것처럼 우리나라로 여행 오는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로 마사지를 받는데 반드시 들르는 곳이 명동이라서 외국인이 엄청 많거든요. 보통 명동의 마사지샵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데 영업하는 방식은 단체 관광객을 인솔하는 가이드에게 소개료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딜을 해서 샵으로 손님을 데려오는 방식과 돈을 주고 호객 행위를 하는 소위 삐끼들을 고용해서 손님을 낚아오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관광지라 명동은 마사지 페이가 조금 비싼 편이에요.

마사지 전업 마사지 교육

그렇다면 제가 명동을 간 이유가 대략 나옵니다. 초보 시절에 사람을 많이 만져봐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최적입니다. 손님이 많으니 초보 관리사도 막 집어넣는데 단, 경력자들 페이 만큼 주지는 않습니다. 클레임이 들어오면 가게에서 책임을 져야 하거든요. 당시 사oo호텔 건물에 있는 가게에서 일을 했는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토 나올 정도로 장사가 잘 돼서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연타 치면서 관리를 했습니다. 관리사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예약제로 돌아가면 편하고 좋겠지만 삐끼가 닥치는 대로 물어오니 원 없이 일했어요. 외국어가 문제가 되지 않나 싶기도 한데 오래 일했던 관리사들은 자연스레 외국어가 되니 옆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저에게 통역을 해서 알려줬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카운터에 외국어 잘하는 데스크 걸을 상주시키는데 일했던 가게는 3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일본인 여자가 있었고요.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일을 했고 밥은 손님이 없을 때 후다닥 먹었습니다. 여자 관리사들이 많아서 적응하는데 큰 문제는 없었죠. 보통 새로 관리사가 들어오면 텃세 부리는 곳들도 있는데 저는 초보자라서 오히려 편했습니다. 모르는 건 그냥 물어보면 되거든요.

처음 손님을 배정받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실전 경험도 없고 그저 학원에서 배운 게 전부인데 아무리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 한들 연습은 연습이고 실전은 실전입니다. 나름 집에서 아내한테 꽤 많이 연습했지만 제가 봐도 어설펐어요. 또 코스 별 시간은 지켜야 하기에 전신을 정해진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데 이건 연습할 때도 항상 시간이 오버타임 돼서 많이 지적받았던 부분이라 가장 걱정이 많이 된 부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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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머릿속으로 몇 번을 계산하고 부위 별 관리 순서를 복기한 뒤에 관리실로 들어갔는데 첫 손님이 일본 여자분이었습니다. 3명이 같이 왔는데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이 덜덜 떨렸고 땀은 계속 나고 머리는 백지상태가 됐습니다. 게다가 학원에 있던 베드 보다 높이가 높아서 연습했던 자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목부터 만지고 있었는데 갑자기 여자분이 고개를 번쩍 들어서 인상을 쓰면서 어설픈 한국말로 헤에~!아파요~!! 살살~살살!!이라고 그러는데 순간 완전 얼어붙어서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죄송하다고 했다는…

종아리를 할 때는 일본 말로 뭐라고 했는데 옆에 관리사가 “거기는 좀 세게 해 달래요. “라고 통역해 줘서 나름 조금 더 세게 눌렀더니 아파~!아파~! 그러면서 다리를 접고 또 쳐다봅니다. 저는 또 죄송하다고 했죠. 할 말도 그거 밖에 없었고 그 순간 밖으로 나가고 싶었습니다. 여자 손님은 일본어로 뭐라 뭐라 했고 통역해 주던 관리사가 뭐라 뭐라 하니까 손님이 다시 엎드렸고 관리사가 나보고 “그냥 살살하세요. “라고 말을 해줬습니다. 

관리가 끝나고 손님이 일어섰는데 인상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원래 관리 끝나면 마무리로 등을 가볍게 두들기는데 일어나서 그냥 나가버렸어요. 그 당시 어떻게 마사지를 끝냈는지 모를 정도로 한 시간이 정말 길게 느껴졌고 몇 시에 시작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이 부분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해깔렸습니다.

마사지 전업 마사지 교육

퇴근 시간에 들은 얘기지만 그 손님이 나가면서 아무리 관리사가 없어도 너무 초보 티 팍팍 나는 사람을 넣어주면 어떡하냐고 기분 안 좋다고 클레임을 거는 바람에 반값만 받고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장이 와서 초보라서 이해는 하는데 당분간은 30분짜리 발 마사지만 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라고 제의했고 나는 알았다고 했죠. 그 뒤로 거의 3주 동안은 발 마사지만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첫 달에 손에 쥔 금액은 59만 원 이였습니다.

마사지가 어느 정도 적응되고 손에 익으면서 여유가 생기기까지 대략 일 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그 일 년 동안 클레임도 많이 걸리고 욕도 먹고 무시도 많이 당해서 정말 힘들었는데 재미가 없지는 않았고 그만두면 또 뭘 해야 할지 몰랐기에 그냥 참고하다 보니 잘 넘긴 거 같습니다.

[마사지 칼럼 2. 마사지 이직하기전 쓴 맛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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